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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출연연 기관장 공모결과를 점쟁이가 모르는 이유
  •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 승인 2017.01.3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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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계연구원 3배수 원장 후보가 모두 기관 내부인으로 최근 결정됐다. 최종 1인 후보는 오는 2월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는 한국기계연구원에 근무중인 김석준·김완두 책임연구원과 박천홍 부원장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에서 원장 후보 3배수에 올려 놨다고 지난 25일 공개했다. 최종 후보 결정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궁금한 건 ‘기관장 낙점은 점쟁이도 모른다’는 과연 누가 될 것이냐다. 점쟁이가 사주팔자로 점을 친다면, 사주가 가장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나온 말이다.

사실 과거에는 점쟁이만 몰랐지(자신의 논리와 영적인 감응력으로 점을 친다고 볼 때, 예측적 운명을 깨뜨리는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는 의미), 알만한 사람들은 알음알음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

이번 공모 관전 포인트는 3가지다. 내부인 여부, 백그라운드와 능력, 이사회를 누가 얼마만큼 장악하고 설득했느냐다. 과거처럼 청와대가 결정해 밀어 붙이는 패턴은 최순실 정국이후 깨졌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 기관 내부인으로 기관장이 결정된 케이스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있다. 반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외부에서 수혈됐다.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3배수(김학노 부원장과 하재주 책임연구원, 민병주 이화여대 초빙교수(19대 국회의원))은 모두 원자력연 출신으로 구성됐다.

기계연의 경우 모두 내부인이기에 이것 만으로는 답을 찾기 어렵다.

과거보다 공정한 플레이가 전개되고 있다는 전제아래 두 번째 관전포인트인 백그라운드와 능력을 따져 볼 수 있다.

김석준 책임은 선임연구본부장과 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ET 분야 환경에너지기계공학 교수직도 보유하고 있다.

김완두 책임은 선임연구본부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 민간위원 및 전문위원을 역임했고,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객원교수를 지냈다. 회원수 2만 2000명의 대한기계학회장직을 맡고 있다.

박천홍 부원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및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자체평가위원을 역임했다. 4500명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정밀공학회장을 맡고 있다.

3명 모두 쟁쟁한 이력을 갖고 있다. 부원장 직책이 없던 시절엔 선임연부본부장이 원장 바로 아래 직급이니, 비슷한 상황이다. 2명은 학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학회 크기에 따라 공익 기여도에 다소 차이가 있을 지언정 큰 차이를 두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선임본부장 또는 부원장 재임 당시의 치적이다. 얼마나, 어떠한 리더십을 갖고 일을 했느냐를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어긋나는 말이지만,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조만간 대선이 치러지고, 출연연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전히 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인다는 얘기도 있다. 과거보다 공정한 게임이 된 건 사실이라고 평하지만 말이다.

이사회는 이사장을 포함해 총 14명으로 짜여져 있다. 5개 부처 차관으로 되어 있는 당연직 이사가 5명, 선임직 이사가 8명이다.

선임직 이사라고 해도 이사장 뜻대로 임명하지 못한다. 미래부 추천 몫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른 바 ‘꼬리표’달린 이사를 말하는 것이다. 이사들 의지에 따라 기관장 후보 평가기준을 객관화하고 점수화하긴 어렵다. 특히, 정성적인 잣대로 재단하면 얼마든지 평가결과가 바뀔 수 있다.

기관장 공모가 법적 절차로 보면 이사회를 거쳐 최종 후보를 낙점하는 민주적 행태를 띠고 있지만, 이사회 구성 자체가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판이라고 보면 그 또한 공정한 게임을 치르긴 어려운 구조다.

전에는 청와대가 기관장 인사권을 갖고 좌지우지했다. 자신들 뜻에 맞지 않으면 후보들 자격을 거론하며 이사회 결정을 뒤집어 엎고, 재공모했다. 이 때문에 첫 공모 3배수 선발전에서 떨어진 인물이 재공모에 나서 기관장이 되기도 했다.

이를테면 기관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이사회를 잘 통과해야하고(여기까진 부처의견 반영), 그 다음은 청와대 벽인데 이를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이번 공모전에서는 누가 낙점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늘 그렇지만 이사장과 미래부, 학연, 지연, 정계 등의 힘의 실타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실타래에 청와대가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어찌 알겠는가. 시스템이 태생적인 한계를 갖고 있는데.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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