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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에서] "창조센터 없애는게 능사 아니다"
  •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 승인 2016.12.14 11:00
  • 댓글 1

최순실 국정 농단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계가 난장판이 됐다. ‘경제’마저도 위태위태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최근 경기가 얼어붙으며 소비심리도 한껏 움츠러 들었다. 도소매업, 백화점 등의 매출도 5~6년만에 뒷걸음질 성장을 하고 있다.

특히, 창조경제의 본산 역할을 해온 일부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내년 예산 중단 등이 예상되면서 존폐위기에 놓였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설립 당시부터 “정권과 함께 사라질 조직”이라느니 “박근혜 대통령 수장조”라느니 하는 말들이 떠돌았다. 일각에선 벤처창업 지원 등 긍정적인 역할이 크기에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호적인 분위기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입장에선 법적인 체계를 확고히 다져 놓길 갈망했다. 긍정적인 역할에 무게를 더 뒀다.

최근 벌어지는 상황은 우려할 만하다.

서울과 대전, 전남 등 3곳이 창조경제센터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전만 보면 대전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짤린 예산이 15억 원이나 된다.

14일 대전시의회가 상임위를 열어 인건비와 운영비 정도는 살려놓자는 분위기도 있다. 사업비는 추경을 통해 확보하는 방안도 얘기된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예산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인 듯 하다.

국회는 지난 5일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 436억 5000만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전년대비 37%, 118억원이 늘었다. ‘창업지원’이라는 목표에 여와 야가 한목소리를 냈다. 적어도 ‘경제’는 살리고 봐야 한다는 기본 인식에는 목소리가 일치한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실 대기업이 중심이다. 대기업 한곳이 특정 지역을 전담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꼬이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대기업으로부터 출자요청을 넘어 뇌물을 받았느니 어쩌느니 하는 얘기가 나왔다. 문화부문에서는 서업전횡도 나타났다. 위인설관도 드러났다.

단죄할 건 해야한다. 바로잡을 건 바로 잡아야 하는 게 맞다.

다만 한가지, 잊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오픈 이노베이션적 보완재 성격을 갖고 있는 창업보육 기본 시스템에 해당한다. 대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영역을 다 커버할 수 없다. 특정 분야에선 소품종 소량생산에 능한 중소벤처기업이 더 적합하다. 시장 적응성이나 변신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신 작은 기업들은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크게 겪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놔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유통망이 없는 중소벤처기업이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막대한 마케팅 인력과 자금이 소요된다. 중소벤처가 이를 감당할 수 없다.

그래서 만들어 놓은 것이 창조경제혁신센터다. 대기업은 벤처기업의 자금과 인력, 유통망, 교육을 책임지라는 것이다. 대신 벤처기업은 밤을 새워서라도 기술을 만들어 내라는 것이었다. 각자가 잘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정부가 그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이고.생각보다 꽤 그럴듯한 구조다.

법도 그렇지만, 그 다음부터는 운용의 묘가 사실 더 중요하다. 그러려면 적절한 예산 지원은 필수다.

유념할 건 대기업의 대통령 뇌물여부는 법의 문제이고, 정치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매를 들더라도 일단 창업지원 시스템은 살려놓자. 죽을 때까지 때리고 싶더라도, 경제까지 망가뜨려선 안된다. 정치야 잘못 돌아가면 사람을 바꾸면 그만이지만, 경제는 한번 망가지면 그걸로 끝이다. 사람을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몇 백년된 프랑스 자동차 회사 푸조가 현재도 존속하는건 CEO가 비록 나이들어 사라지더라도 시스템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경제 시스템마저 망가지게 해선 절대 안 된다.

권력다툼과 정치적인 탄핵은 국민의 권리를 이양받은 정치인 몫이다. 하지만, 그 여파가 자칫 경제 자체를 망가뜨리는 일로 확대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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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경제탄핵#탄핵#박근혜대통령#창조경제혁신센터#대전#전남#서울#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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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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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등 2018-03-19 14:48:21

    창조경제혁신센터 애초 설립취지는 개방적 맨토지원를 통한 4차산업혁명의 전방기지 역할로 지능벤처 창업을 진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16개 지자체에 하나씩 설립된 센터들의 운영권을 4대 재벌에 나누어 맡기고, 벤처기업 M&A를 자유화한 나머지 해외자본 투기꾼과 재벌들의 유망벤처 M&A를 용이하게 만든 면이 있다. 운영권을 해당 지자체에 넘겨 주면 본래 설립취지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다. 폐지하는 것은 잘못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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