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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기술탈취 배상 10배법 아직도 낮잠...증거수집권리제 도입해야손승우 중앙대 교수·김민주 로펌이든 변호사 주장
손승우 중앙대 교수의 기술탈취 10배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주장하는 강연 자료 일부.

[취재]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와 함께 중소기업 기술 탈취시 10배로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주 로펌이든 변호사와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한국지적재산권경상학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주관한 ’2019 중소기업 기술보호 컨퍼런스‘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 컨퍼런스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상생과 공존을 위한 첫걸음‘을 주제로 개최됐다.

◇“기술탈취 입증 ’디스커버리‘제로 보완을”

이날 손승우 교수는 “지난 2011년 하도급법에 손해의 3배를 배상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 16개 법률에 이 법이 도입돼 있다”며 “기술을 탈취할 경우 손해를 10배로 배상하게 하는 대중소기업상생법 개정 법률안을 권칠승 의원이 지난해 대표 발의했으나 현재 잠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중소기업 기술유출 비율이 지난 2017년 전체의 3.8%, 건당 피해규모는 13억원 정도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엔 69개사가 902억원의 피해를 입었고, 지난 2016년엔 68개사가 109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중소기업 기술유출 비율은 지난 2012년과 2013년 10%를 넘다 정부 규제가 강화되며 2014년부터 3%대로 줄었으나, 최근 서서히 증가추세를 나타냈다.

손 교수는 “현 소송제도는 기술 탈취 행위나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현행 특허법 및 부정경쟁방지법의 3배 배상제도로는 특허 등의 침해행위로부터 중소기업을 충분히 구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의견”이라고 정리했다.

손 교수는 10배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조속한 도입과 함께 소송 대리인이 상대방의 증거자료에 접근이 가능한 ’디스커버리‘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교수는 한미 특허침해소송의 배상액도 비교했다. 우리나라가 6000만원일 경우 미국은 65억 7000만원 가량 된다는 것. 미국의 9분의 1수준이다.

국내에서는 특허침해 손해배상이 특허권자의 생산능력 이내에서만 인정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특허권자인 A중소기업이 특허로부터 100만원의 수익을 얻고 있는데 B 기업이 특허침해를 통해 1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면, 특허침해 배상액이 A기업의 이익인 100만원이 된다는 것이다. 그마저도 완전 입증시 그렇다.

결국 A기업은 3배 배상을 적용받아도 300만원을 받게 되고 B기업은 특허침해로 배상을 해주고도 700만원의 이익을 가지게 된다.

◇증거수집 피해 당사자가 수집할 권리 보장해야

김민주 변호사는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김민주 변호사의 강연 일부.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처럼 특허소송 뿐 아니라 모든 민사소송에 변론 절차 전에 필요한 증거를 당사자가 수입할 수 있는 ’디스커버리제‘를 광범위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 디스커버리제는 변론 절차 진입 전 당사자가 필요한 증거를 상대방에 요구하고 상대방이 이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이 일정한 제재를 가하는 제도를 말한다.

김 변호사는 “이 제도가 국내에는 2016년 개정된 특허법 132조에 기존 증거제출 대상이 서류에서 자료로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며 “기술유출 부문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술유출은 피해사실이나 손해존재, 손해액 규모, 법위반 행위와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하기 어려워 오히려 피해자가 소송에서 패하거나 터무니 없이 낮은 손해배상액이 재판에서 인정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증거수집을 위해 미국 등 해외에서 소송할 경우 이 디스커버리제로 인해 국가의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며 ”차제에 국내에서도 디스커버리제를 서둘러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주)BJC, 현대자동차 기술탈취로 6년째 ‘고통’

이에 앞서 최용설 비제이씨 대표는 ’국내외 기술탈취·유출 피해 및 대응사례‘를 테마로한 강연에서 현대자동차가 ㈜BJC의 기술을 탈취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는 현대자동차가 ㈜BJC가 보유한 자동차 도장공장의 악취 저감 기술을 몰래 경북대에 넘겨주고, 특허까지 출원한 뒤 ㈜BJC와 거래를 중단한 사건이다.

결국 특허청은 현대자동차 특허를 무효로 확정하고, 이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시정권고 결정도 내렸다. 그러나 민사1심에서는 현대차 주장이 받아들여져 ㈜BJC가 패소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다음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최용설 대표는 ”현대차는 악의적으로 BJC의 기술을 탈취한 이후 BJC가 저항한다는 이유로 2017년 6월 이 사건과 관련없는 모든 화학약품 거래를 중단했다“며 ”국감이나 중소기업기술분쟁조정위원회 등에서 6차례에 걸쳐 기술탈취가 입증됐으나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1개사당 평균 연구원수 10년전 대비 반토막

’중소기업 핵심인력 이직 현황 및 장기재직 활성화 방안‘을 테마로 강연한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시간당 34.3달러로 OECD 평균 70%에 불과하다“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했다.

노 위원은 500인 이상 대비 노동생산성을 100으로 봤을 때 10인 미만은13.9%에 불과하다며 50~100인의 노동 생산성도 33.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소규모 연구소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1개사당 연구원 수의 비중은 되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개사당 평균 연구원수는 8.3명이었으나 2017년엔 4.3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석박사도 같은 기간 2.4명에서 1.0명으로 추락했다.

노 위원은 중소기업 경쟁력이 직원들의 장기재직에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만기 1억원의 중소기업 공제 상품을 신설할 것을 주장했다. 장기재직을 전제로 근로자, 사업주, 정부가 공동 매칭으로 10년간 납입하고, 근로자는 10년 재직후 1억원을 수령하는 정책이다.

이노-브리즈 취업 장학금 지원책도 제안했다. 대학원생의 중소기업 취업시 등록금에 상응하는 장학금과 소정의 취업준비장려금을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학기별 등록금 전액에 취업준비장려금을 매월 100만원 씩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외에 노민선 연구위원은 장기재직자에 대한 소득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놨다.

노 위원은 △현재 시행중인 중소기업 취업연계 장학금 확대 △지난 2014년 폐지된 산업기술장학금 부활 △중소기업 근로자 대상 복지 프로그램 도입 △중소기업 장기 재직자 대상 주택공급 확대 △지방 중소기업 근로자 전용 매입임대리츠 도입 △중소기업 5년이상 근속시 상급과정 학비지원 △인력 역량 강화 및 역량 전수 프로그램 활성화 △중소기업 R&D 작업환경 개선 추진 등을 제안했다.

박희범 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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