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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반인자가 류마티스 악화원인”가톨릭대 김완욱교수ㆍ유승아 박사 세계 첫 규명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조직에서 수행한 현미경 사진. 혈관(붉은색, 왼쪽 위) 주위에 근접해 수많은 림프구(초록색, 오른쪽 위)가 침윤되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조직에서 림프구들을 인터루킨 17(흰색, 왼쪽 아래)에 대한 항체로 염색할 경우 상당한 수의 림프구가 인터루킨 17을 발현했다. 세 가지 색깔의 염색을 통합한 사진 (염색-통합, 오른쪽 아래)은 혈관-림프구-인터루킨 17간의 삼각관계가 얼마나 긴밀한지를 잘 보여준다.

[취재]태반성장인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핵심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김완욱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림프구를 자극하고 흥분시켜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기전을 세계 처음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왜 연구하게 됐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병이 생긴 부위에 혈관이 잘 발달돼 있다. 혈관주위에 림프구가 많이 모여드는 특징도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은 그동안 이같은 현상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했다. 또 질병의 발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규명하기 위해 절치부심해 왔다.

김완욱 교수는 평소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세포를 현미경으로 보면서 왜“유독 혈관주변에 림프구가 많이 모여들까”라는 궁금증을 가졌다고 한다. 이 연구가 시작된 계기다.

◇김완욱 교수 7년 연구 끝에 규명

김완욱 교수는 연구팀(김완욱, 유승아, 조철수 교수)과 함께 이를 7년간 연구했다.

태반성장인자 (placenta growth factor, PlGF)가 이러한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인이고,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핵심인자임을 입증했다.

김 교수는 우선 혈관과 림프구가 같은 공간에 서로 근접해 있기에 이들 둘 간에 어떤 식으로든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가정을 세워놓고 연구에 착수했다.

림프구에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생쥐(파란색 정사각형, Plgf-Tg)는 정상 마우스(검정색 원, WT)에 비해 관절염의 발생이 시간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생쥐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생이 현저히 증가됨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혈관이 만들어지는 것과 림프구가 흥분하는 것 사이에 연결고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 어느 연구자도 생각하지 못한 가정이었다”며 이번 연구의 독창성을 강조했다.

◇난치성 자가면역 질환 치료길 열어

연구팀은 혈관과 림프구의 연결고리를 태반성장 인자가 매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로 인해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태반성장인자는 본래 임신하면 태반을 만드는데 중요한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림프구의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거의 연구된 바가 없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태반성장인자가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을 과도하게 만들고 동시에 림프구, 특히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림프구를 자극하고 흥분시켜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발견, 규명했다.

김 교수는 태반성장인자라는 하나의 물질이 동시에 혈관생성과 림프구 흥분이라는 두 가지의 병리작용을 매개하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안지오-림포카인 (angio-lymphokine)이라고 새롭게 명명했다.

김완욱 교수는 “개념적으로 혈관형성과 림프구 분화가 하나의 과정임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결과”라며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병든 림프구의 생성에 결정적임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림프구는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돌격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생쥐에서 태반성장인자를 만드는 림프구를 몸속에서 제거하였을 때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병든 면역반응이 줄어 들었고 류마티스 관절염 뿐 아니라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들이 현저히 개선됨을 확인했다.

반대로 연구진이 유전자를 조작해 인위적으로 태반성장인자를 많이 만드는 림프구를 만들었다. 그 결과 인터루킨 17이 증가하면서 자가면역 질환의 예후가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김완욱 교수는 “이번 연구로 태반성장인자가 인터루킨 17의 상위 조절자로서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8월13일자)에 게재됐다.

논문명
Placental growth factor regulates the generation of TH17 cells to link angiogenesis with autoimmunity

저자
△유승아 박사 (제1저자, 가톨릭 의대)
△김완욱 교수 (교신저자, 가톨릭 의대)

■논문 제1저자 유승아 가톨릭 의대 박사
<유승아 가톨릭 의대 박사>

“태반성장인자는 염증이나 암과 같은 질병상황에서만 증가하고 정상에서는 거의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내에는 정상 관절에 비해 태반성장인자가 4배이상 증가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1저자인 유승아 박사(가톨릭 의대)의 설명이다.

유 박사는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태반성장인자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을 개발할 경우 병이 생긴 부위-예를 들어 관절염이 생긴 염증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부작용없이 효과적으로 류마티스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인터루킨 17이 발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다른 면역질환에도 응용된다면 난치성 자가면역질환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핵심적인 치료전략이 수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유 박사는 “인터루킨 17은 병원체에 대한 숙주방어 또는 이상 면역반응 유도 등의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라며 “실제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서 인터루킨 17을 만드는 림프구가 크게 증가돼 있고, 병원에서는 이를 차단하는 약물이 사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희범 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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