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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전쟁에 나갈 수 있는 국가적 가용조직은 출연연 밖에 없다"화학연구원 김용석 센터장 1일 기술패권 기획 세미나서 주장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를 위한 각의를 하루 앞둔 1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글로벌 산업패권 전쟁과 한국의 기술주도권 강화방안’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기획 세미나에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계 전문가 200여 명이 몰렸다. 예정된 좌석 100여 석에 30여개의 간이의자까지 펴놨어도 서서 들어야할 만큼 성황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 수출제재 품목에 대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 현황과 대응책, 산업적인 영향 등을 자세히 다뤘다. ‘사이언스뉴스’는 이날 세미나 내용을 3회로 나눠 소개한다. 주제가 시류와 잘 맞아 떨어지는데다 발표 내용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취재]<1>기술패권-일본에 발목잡힌 소재부품 대응

이날 행사는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경제 생태계 :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Ⅰ)’는 제목으로 마련됐다.

기술 패권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골자였다. 주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주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와 한국화학연구원(KRICT)이 맡았다.

제1발제를 맡았던 김용석 한국화학연구원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은 ‘한국의 기술 경쟁력:소재부품 분야 취약성 극복방안’을 주제로 이날 청중의 눈을 휘어 잡았다.

김 센터장이 일본 수출제재에 대응할 방안으로 제시한 내용부터 얘기하면, 두 가지였다.

하나는 소재전쟁에 나갈 수 있는 국가 가용한 조직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어디냐였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밖에 현재는 없다는 것이다.

김용석 한국화학연구원 고기능고분자연구센터장이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획세미나에서 '소재부품 분야 취약성 극복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출연연을 임무형 연구 가능한 조직으로 운용할 필요성에 대해 재차 설명하며 강조했다. 이들이 단기 및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는 이들 출연연을 통해 공통 수요가 발생하는 공통기술 분야를 발굴해서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집중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기술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공통기술에 대해 김 센터장은 Cross Cutting Technology라고 표현했다. 여러 분야에 쓰이는 범 분야적 기반 기술이다.

사례도 제시했다. 고분자·화학·섬유분야의 경우 주요 기술 분야들과 다양한 관련 기술들이 상호 연계돼 유기적인 연구개발 활동이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구조라는 것이다. 따라서 연결 중심성이 높은 기술 분야 뿐 아니라 첨단 융합소재 개발을 위해 종합반응/공정기술 등과 같이 기술 분야 간 확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매개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하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일본 수출제재에 대해 김 센터장은 “다시는 7월 1일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비가역적 진행을 전제로 깔고 대응방안을 얘기하기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해서도 날씨에 비유해 언급했다.

연구의 3요소 가운데 연구비는 맑음, 연구인력은 흐림, 정책 및 인프라는 보통이라는 것이다.

연구개발도 우리는 녹색성장이나 창조경제, 4차산업혁명 등 모두 시대의 변화를 좇는 패러다임형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래소재 원천기술 확보전략도 소재기술이 아닌 소재연구에 치중했다고 쓴소리를 내놨다.

특히 김 센터장은 극복사례로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대일 수출금지’에 대한 일본의 대응 사례를 예로 들어 관심을 끌었다.

일본은 중국이 희토류 대일 수출금지 조치를 내리자 △희토류 해외조달 루트 다각화 및 베트남 등 현지에서의 인재육성 및 최신기술 지원 △희토류 리사이클 기술 개발 △연마제 세륨 대체기술 개발 △희토류 사용이 필요없는 본드 자분(자석원료) 개발 등으로 대응했다. 일본은 희토류의 90%를 중국에 의존해 왔다.

효과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2012년 중국에 대한 희토류 수입 의존도를 절반가량으로 대폭 낮추는데 성공했다. 또 일본 영해에서 매장량이 1600만톤에 이르는 희토류를 발견했다. 이는 전세계가 수백년 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일본은 또 해저에서 이 희토류를 추출하는 방법도 개발해 놨다.

선진국들이 사다리 걷어차기 전략으로 기존 기술 개발을 방해하고 있다.

김센터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추가 또는 확대 적용 예측 소재로는 △실리콘 웨이퍼 △이미지 센서 △메탈 마스크 △분리막 △방향족 폴리이미드 △반도체/디스플레이용 CVD △카메라 모듈용 투명 플라스틱 소재 등을 꼽았다.

김용석 센터장은 연성인쇄회로기판의 핵심소재를 대일 극복 모범 사례로 들며 “경제환경이 급변할 때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소재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고, 관련 업체간 M&A 활성화, 수요업체-부품업체 및 소재업체와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희범 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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