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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정부는 소를 키워라"-5G와 게임의 상관관계
<최민철 기자>

대한민국 5G가 오는 5일이면 상용화된다. 세계최초다. 

대한민국 IT산업이 리딩클럽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이 분야 선두주자라 불리는 일본, 미국, 중국 등도 2020년은 돼야 상용화할 계획이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2G핸드폰을 사용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경이롭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대중의 반응을 보면 뜨뜻미지근하다.

"5G? 그런데 뭐 어쩌라고?"

당장 체감되는 반응만 보자면 굳이 5G가 필요하냐는 의견도 많다. 인류는 3G에서 4G로 넘어갈 때 이미 엄청난 체감을 했다. 사진 한장, 짧은 영상 하나 보는 데에도 몇 분이 걸렸지만 이제는 1, 2초면 되는 세상이 왔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정부도 언론도 5G를 온통 '속도'의 변화로만 홍보한다.

"자! 1초만에 보던 사진과 영상을 이제 0.1초만에 볼 수 있어!"

공교롭게도 인간이라는 생물은 1초와 0.1초의 차이를 깊게 체감하지 못한다. 10초와 1초의 차이를 체감할 수는 있어도 1초와 0.1초는 체감하기 어렵다. 정부도 기업도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부었는데 이런식으로 홍보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떤 사람들은 속으로 "헛돈 쓴 거 아냐?"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5G의 홍보랍시고 잘생긴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VR로 볼 수 있다는 걸 보면 "이게 돈이 돼? 이거 보자고 5G하자는 거야?"라고 얘기하는 연구원들도 있다.

5G는 그럼에도 분명히 패러다임의 변화다.

인류는 3G에서 4G로 넘어갈 때 단순히 속도의 변화만 체감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생활의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를 일으킨 건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와 '넷플릭스'다.

당장 3G때만 해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던 두 동영상 플랫폼은 4G의 상용화와 함께 급속도로 성장했다. 인류는 고화질 영상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스마트폰과 빠른 속도로 이들을 재생시켜줄 수 있는 4G가 있었다.

자, 그럼 우리는 5G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상상해 볼 수 있다. 놀랍게도 미국과 중국은 이미 그 해답을 근접하게 찾았다. 미국 기업 구글은 지난해 말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STADIA)'를, 중국 기업 텐센트는 올해 '스타트(START)'를 선보였다. 

고사양 게임을 실시간 다운로드 없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혹자들은 별 거 아니네 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게임이라는 건 게임 홈페이지에 접속해 거대한 용량을 지닌 클라이언트 파일을 하드디스크에 다운로드 받아 실시간 서버와 신호를 주고 받는 형식이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고사양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했다. 

앞으로 5G의 시대가 열린다면 가상의 웹서버 '클라우드'가 이 복잡한 절차를 모두 처리해준다. 더 이상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데 있어서 비싼 컴퓨터를 사달라고 엄마 치마 자락을 붙잡고 늘어질 이유도 없다. 그저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클라우드가 전송하는 화면을 조작만 하면 되니까.

지금까지 클라우드 기반의 게임 플랫폼이 성장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4G가 너무 '느렸다'. 동영상을 보는 데 있어서 1초와 0.1초는 체감하기 어렵지만 게임은 1초와 0.1초의 차이를 실시간으로 느낀다.

2019년 전세계 게임시장은 한화 약 40조원 규모다. 5G가 상용화 되면 게임 플랫폼들은 날개 돋힌 듯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확장해 나갈 것이다. 이에 반해 정부 발은 여전히 느리다.외양간을 빨리 짓는 데에만 집중하지 정작 어떤 소를 키울 것인지는 고민하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을 4대악으로 규정했다. 제대로 된 플랫폼 개발이 없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소 없는 외양간,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최민철 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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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클라우드#스태디아#스타트#리딩클럽#유튜브#넷플릭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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