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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취임 "연구생태계 근본 변화 필요"
  •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 승인 2018.07.0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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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취임한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9일 대학 교수 출신이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노정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62)가 임기 3년의 제6대 이사장에 취임하는 기념식을 9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임 노 이사장은 국립서울대 법인이사, 기초연구연합 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전 출신으로 경기여고를 졸업했다. 서울대 미생물학 학사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에서는 분자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신임 노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나라 기초·원천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지향적 연구생태계의 체질 변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한국연구재단이 대학과 연구기관, 연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플랫폼 역할과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 임기 마칠까 주위 우려 커

한국연구재단은 지난 2009년 한국과학재단과 한국학술진흥재단, 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하나로 통합돼 출범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한국연구재단 기관장은 공통점이 몇 개 있다. 제1대부터 5대까지 이사장을 맡은 분들 모두가 대학의 교수나 총장 출신이라는 것과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 했다는 것이다.

초대 박찬모 이사장을 비롯한 2대 오세정 이사장, 3대 이승종 이사장, 4대 정민근 이사장, 5대 조무제 이사장 모두가 임기를 1~2년 남기고 자의든 타의든 사표를 던졌다.

신임 노 이사장이 임기 3년을 순조롭게 마치는 첫 이사장이 될지, 아니면 다른 이사장과 마찬가지 길을 걷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기 나름이라는 주위 평도 있지만, 워낙 정치적인 바람을 많이 타고 자리에 욕심내는 인물들이 많아 3년을 지키기가 쉬운 자리는 아니다.

아래는 취임사 전문이다.

<취임사 전문>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일정 중에, 저의 취임을 축하해 주시기 위해 자리를 함께 해 주신 이사님들과 직원여러분들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게 있어서 지난 32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맨땅의 불모지에서 시작한 연구가 국제적 인정을 받는 성과들로 열매를 맺는 동안, 연구재단과 그 전신인 한국과학재단, 한국학술진흥재단은 제 연구를 온전히 지원해 준 든든한 비빌 언덕이었습니다.

◆ “연구재단에 진 빚 갚을 것”

이제 그 연구재단에 이사장으로 오게 되니 그동안 진 빚을 갚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저는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연구실을 떠나지 않는 범위에서, 학교행정과 국가 연구정책 등의 분야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여러 활동에 참여하여 왔습니다.

최근에는 정부의 기초연구지원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발굴하는 학회연합모임을 주도하기도 하였습니다.

연구재단과 관련해서는 PM 평가위원, 정책자문위원등으로 활동하면서, 재단의 업무평가와 발전방향에 대한 자문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저의 경험과 경력이 가장 잘 활용될 수 있는 기관이 연구재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곳에서, 우리나라 기초연구의 방향을 설정하고, 미래지향적인 연구생태계의 체질변화를 견인하는데 기여한다면, 제가 그동안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최대한 보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취임에 즈음하여 이 질문을 던져 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연구재단은 어떤 위상을 가지고 어떤 미래를 바라보며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연구재단은 명실 공히 대한민국 연구생태계의 지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입니다.

그동안 재단은 연구자를 만족시키고, 공정한 지원을 해야 하는 책무 하에, 새로운 제도와 운영방식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선도하면서, 정부 각 부처에 산재해 있는 연구비 지원기관 중 앞서가는 리더의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적 기준에 맞는 선진국형 기관으로서, 몸집에 걸맞는 체질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성과 발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알릴 것”

연구과제와 사업을 무난히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경쟁력 있고 창의적인 연구가 수행될 수 있는 연구풍토를 발전시키고, 튼실한 연구성과를 발굴하여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게 알리고 활용하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여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디지털 혁명, 경제, 사회, 문화적인 격변의 시대에 어떤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뒷받침할 중장기적 연구개발의 방향과 연구성과의 성격, 인재양성 지원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단은 대학과 연구기관, 연구자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플랫폼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비전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독보적인 기관이 재단입니다.

재단에 근무하는 상근 비상근 PM들과 직원들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그 역할을 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위상과 비전을 가진 재단이 매진해야 할, 현재 당면한 우리의 임무는 분명합니다.

먼저, 우리가 섬기는 연구자들이 새롭고 도전적인 연구주제를 잡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유롭게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과 풍토를 만들어야 합니다.

또한 연구에 열정을 가진 실력 있는 연구자들이, 공정한 경쟁과 예측가능한 절차를 통해,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의 업무를 끊임없이 최적화해야 하는 임무도 있습니다.

공들여 연구한 정직한 연구성과들을 존중하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게 그 의미를 풀어서 전달해 주는 역할에도 재단은 더 분발해야 합니다.

저는 저의 임기 동안 재단의 운영에 전적으로 헌신하여 재단의 미션과 꿈을 꾸준히 이루어 가고 싶습니다.

먼저, 재단의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재단의 직원들에게 통합 전 3개 기관 직원들이 가졌던 자부심과 희망적 비전을 현재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면, 그다지 긍정적인 답이 나올 것 같지 않습니다.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있을 때, 고객들을 진정으로 감동시키는 일을 하겠다는 바램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자부심을 살려내는데 노력하겠습니다.

이사장은 관리자의 측면보다, 바른 일을 제시하는 리더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연구재단 홈페이지. 노정혜 신임 이사장 인삿말.

선진국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의 국격에 맞게 재단이 우리 연구생태계의 미래를 위해 어떤 길을 제시해야 하는지가 이사장의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 “연구생태계 근본적인 체질변화 필요”

발빠른 추격자에서 길을 열어가는 선도자로 전환하기 위해, 연구생태계의 근본적인 체질변화가 필요한 현 시점에서, 아무리 조급해도 일방적인 방향 제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연구 분야와 지위, 소속과 연구형태가 제각각 다른 생태계 구성원들의 생각과 염려, 바램과 책무들을 서로 나누면서, 같이 공감하는 변화의 길을 찾고, 함께 나아가는 일에 재단이 플랫폼의 역할을 하면서, 촉진자의 역할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연구자들을 고객으로 섬기고 있는 재단은 연구자들과 함께 국민을 고객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선사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하면서, 재단 모든 구성원들의 마음과 힘을 함께 모으는데 제 미력한 힘을 모두 쏟고자 합니다.

재단의 구성원들과 정부의 관련 부서가 현재의 문제 인식과 미래의 비전을 함께 공유한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성과와 인재배출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재단의 비전은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믿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도움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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