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과학기술 과학기술
59년만에 초전도 비밀 풀 열쇠를 찾다강민구 MIT연구원, 김근수 연세대 교수 지도로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 발견
  •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 승인 2018.05.29 06:00
  • 댓글 0
<강민구 MIT연구원(왼쪽)과 김근수 연세대 교수>

“기존 연구자들이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발견을 이루려면, 어느 누구보다 앞서 세계적인 수준의 실험 장치가 필요합니다.”

포스텍을 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박사과정(고체물리학, 광전자분광 및 엑스선공명산란)을 밟고 있는 강민구 연구원의 뒷얘기다.

강 연구원은 최근 김근수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교신저자)와 ‘홀스타인 폴라론’이라는 합성입자를 발견, 국제 학술지에 제1저자로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는 인물이다.

‘홀스타인 폴라론’은 지난 1959년 홀스타인에 의해 예측됐다. 원자 배열을 포함해 상호작용이 작은 폴라론과 큰 폴라론의 거동을 고루 기술 가능한 모델이다. 물질에서 발생하는 폴라론 입자의 거동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 모델이다. 이 모델은 계산이 매우 어려웠지만 최근 이론과 계산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홀스타인 폴라론의 분광학적 성질을 이해하는 이론적 토대가 마련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예측된 성질을 검증할만한 적당한 물질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적인 관측은 매우 어려웠다.

이를 강민구 연구팀이 세계 처음 관측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5월28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지난 2012년 일본 도쿄대 그룹에서 보고한 ‘2차원 물질의 초전도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2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에 전자를 도핑하면 고온초전도체와 유사한 특징의 초전도 현상이 발생하는데, 그 근본적인 원리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습니다.”

강 연구원은 “초고진공 환경에서 이황화몰리브덴 표면에 루비듐(Rb) 원자를 분사해 전자 도핑을 유발했고, 각분해광전자분광을 이용해 도핑된 전자의 분광학적 특징을 정밀하게 측정했다”며 “연구팀이 보유한 2차원 물질과 각분해광전자분광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발견은 폴라론에 의한 초전도 메커니즘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물리학의 오랜 난제인 고온초전도 현상의 비밀을 푸는데 있어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믿습니다.”

강 연구원은 이 연구결과가 2차원 반도체 소자의 성능 한계를 물리적으로 이해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부연설명했다.

첨단 연구시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 연구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그룹의 장기라 할 수 있는 ‘각분해광전자분광’ 장치는 국가 차원의 대형연구시설인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는데, 우리나라 방사광가속기의 각분해광전자분광 장치도 매우 우수한 편이지만 아직 세계 최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사실 강 연구원은 이를 넘어서기 위해 영국 다이아몬드 방사광가속기 연구소에 딱 1주일의 기회를 어렵사리 얻어 실험을 수행했다. 또 이 기간내에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밤낮없이 실험을 수행해야했다.

“홀스타인 폴라론 발견의 중요성은 비단 학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응용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2차원 물질 기반의 트랜지스터, LED, 태양전지 등에서 전하이동도와 같은 소자 물성의 근본적인 한계는 바로 홀스타인 폴라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죠. 따라서 2차원 반도체의 물성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실용화를 달성하기 위해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차원 물질(이황화몰리브덴)의 '홀스타인 폴라론' 입자 모형도. 초록색, 노란색 구형체는 각각 몰리브덴(Mo)과 황(S) 원자를, 회색 막대기는 원자 간의 결합을 나타낸다. 가운데 밝은 부분은 전자 구름을 형상화 한 것으로 주변 원자들과 강한 상화작용을 통해 원자 배열의 왜곡을 동반하며 고체 안에서 이를 끌고 다닌다. 육각벌집모양의 얇은 흰 선은 왜곡되기 전 원자들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2차원 물질의 물성 제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새로운 입자나 양자 현상을 탐구하고 이를 이용해 전자 소자가 동작하는 물리학적 원리를 새롭게 창안하는 데 도전할 계획이다.

강 연구원은 지난 2016년 중반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학길에 오른 이후에도 방학마다 한국을 방문해 끈질기게 프로젝트를 이어간 결과다. 로스알라모스연구소 방문연구원과 포스텍물리학과 및 연세대 참여연구원을 지냈다. 2014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현재 삼성장학회 해외유학장학생이다.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snews@s-news.kr

<저작권자 © ScienceNews,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민구연구원#MIT#김근수연세대교수#홀스타인폴라론#2차원물질#초전도현상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