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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양치기'됐던 화재 거짓말..."직원들 조사무서워 벌인 일"
  •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 승인 2018.01.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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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화재 현장 모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다시 한번 '양치기'가 됐다. 지난 20일 발생한 원내 화재 사고 발생과 대처 시간을 감추려다 사건이 더 커졌다. 더 이상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세상이 됐다는 걸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 초동대처 미흡 실제보다 1시간 늦게 대응 뒤늦게 밝혀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일 발생한 연구원 내 폐기물처리시설에서의 화재사건에 대한 자체 정밀 재조사 결과, 화재 초동대처가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하재주 원자력연 원장은 25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브리핑룸에서 지난 20일 연구원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 원장은 “관련 부서의 보고 누락으로 대외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을 확인했다”며 “초동대처 미흡과 일부 보고 누락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20일 화재발표에 거짓이 있다는 걸 시인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재조사 결과, 당시 혀장 근무자의 초동대처 미흡과 최초 화재 인지 시각에 대한 담당부서의 임의적인 보고 누락으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게 된 것이 밝혀져 담당부서장을 즉시 직위해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추가 조사를 통해 관련자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한다”며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부연 설명했다.

◆수시 조사, 감사에 직원들 "겁났다"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초 화재 경보는 화재조기경보기(USN)를 통해 20일 오후 7시 23분에 감지됐다. 이는 연구원이 앞서 발표한 화재 발생시간인 오후 8시 15분보다 52분 앞선 것이다.

USN은 열은 물론 연기나 불꽃까지 감지할 수 있는 장치로 일반 화재감지기에 비해 민감하다.

당시 상황실 근무자는 USN 알람과 화재 경보시스템을 통해 가연성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했다.

동시에 건물 안전 등을 관리하는 현장 근무자도 화재 경보를 확인하고 현장으로 출동했지만 화재 발생 위치를 오인해 화재 현장 인근에 위치한 수송용기실험동만 확인한 뒤 30분 만에 복귀했다.

원자력연 화재현장 건물 외벽 사진.

현장 근무자는 복귀 후에도 여전히 화재경보가 울리자 7시 53분에 재출동했고 정확한 위치를 찾지 못해 연구원 내 전 야간 근무자를 동원해 수송용기실험동 주변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정확한 화재 위치를 알고 있는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 근무자가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서 초동 대처가 늦어졌다.

결국 화재 발생 58분이 지난 오후 8시 21분이 돼서야 현장 근무자에게 화재 위치가 전달됐고 현장 근무자는 2분 뒤 화재 현장에 도착해 초동 대처에 나섰다.

상황실도 이때서야 119에 화재신고를 했다. 불은 최초 경보가 발생한 지 1시간 30분 만인 오후 8시 53분에 소방대에 의해 진압됐다.

이같은 상황은 화재 발생 이틀이 지나서도 원장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이유는 일련의 사건들로 직원들이 많은 조사와 감사를 받다보니 부담을 느껴 보고를 감춘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 근무자와 화재사고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던 상황근무자가 서로 무전기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

원자력연구원은 이 화재의 책임을 물어 원자력안전과리본부장 등 2명을 직위해제했다.

◆지난 20일 원자력연 발표내용 보니

한국원자력연구원 측은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연구원 내 폐기물처리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일 저녁 8시 15분경 화재경보기가 작동해 연구원 상황실에서최초로 화재를 인지하였으며, 즉시 연구원 자위소방대가 현장에 출동해 초동진화 했다. 이후 8시 20분경 인근 소방서에서 출동해 진화작업을 마무리하고 화재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를 벌였다.

화재가 발생한 폐기물처리시설은 외부에서 펌프를 이용해 지하수를 공급하는 수도관이 건물 외벽에 설치되어 있으며, 겨울철 동파방지를 위해 동 수도관에 설치한 열선의 과열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폐기물처리시설은 2015년 12월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던 시설로, 최초 발화추정 지점으로부터 외부 벽면 일부를 태우고 진화돼 화재에 따른 인적 피해는 전혀 없으며 물적 피해 또한 미미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는 화재진압 후 즉시 수차례에 걸쳐 환경방사능을 측정하였으며, 그 결과 자연방사능 수준(Back ground)임을 확인했다.

연구원에서는 이 화재와 관련, 시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송구하고 앞으로 안전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이 자료에 화재 건물 외벽 및 발화 추정 지점 사진 넉장까지 붙여 공개했으나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연 화재현장 외벽사진.

박희범 과학기술전문기자  snews@s-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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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하재주원장#원자력연화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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